
서울에서 출발하는 당일치기 드라이브는 대부분 산사나 해변으로 향합니다. 하지만 한탄강 국가지질공원은 전혀 다른 풍경으로 안내합니다. 54만 년 전 화산 폭발이 만든 현무암 절벽, 유리 바닥 출렁다리, 우렁찬 폭포, 그리고 유네스코가 인정한 구석기 유적지까지 — 수도권에서 이토록 극적인 자연 경관은 흔치 않습니다.
한탄강은 철원(강원도), 포천(경기도), 연천(경기도)을 흘러내려 갑니다. 서울에서 북쪽으로 90~120km 거리이며, DMZ에 인접한 민간인통제구역에 걸쳐 있습니다. 주요 명소는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어려워 렌터카가 필수입니다.
2020년 7월, 한탄강 국가지질공원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전 세계 177개 세계지질공원 중 하나입니다. 54만 년 전, 현재 북한의 평강 고원에서 화산이 분출해 용암이 남쪽 하천을 따라 흘러내렸고, 식으면서 두꺼운 현무암층을 형성했습니다. 이후 강물이 깎아낸 절벽은 최대 30m 높이에 달합니다.
지질 외에도, 이 일대는 동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구석기 유적지 중 하나입니다. 1978년 주한미군 병사가 이곳에서 아슐리안 주먹도끼를 발견하면서 아프리카·유럽에만 있다고 알려졌던 구석기 도구가 아시아에도 존재했음을 증명, 인류 이동 경로에 대한 학설을 뒤집었습니다.

서울에서는 의정부 → 동두천을 경유하는 국도 3호선이 기본 경로입니다. 이후 철원 또는 연천 방향으로 분기합니다. 경부고속도로 → 중부내륙고속도로 이용 시 조금 더 빠르지만 통행료가 늘어납니다.
연천에서 여정을 시작하세요. 전곡선사박물관은 프랑스 건축가 자비에 파브르가 설계한 현대식 건물입니다. 1978년 이곳에서 발견된 아슐리안 주먹도끼는 당시 학계의 상식을 뒤집었습니다. 야외 유적지와 실내 박물관 모두 구석기 문명을 흥미롭게 체험할 수 있습니다.

북쪽 철원으로 이동하면 고석정(孤石亭)을 만납니다. 한탄강 한복판에 우뚝 솟은 거대한 화강암 바위와 그를 둘러싼 현무암 주상절리 절벽이 어우러진 풍경은 강원도에서도 손꼽히는 절경입니다. 조선 시대 의적 임꺽정의 은신처로도 유명합니다. 출렁다리를 건너 바위 주변을 걷는 산책로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고석정에서 조금 이동하면 한탄강 하늘다리가 있습니다. 200m 길이의 강철 현수교로, 유리 바닥을 통해 15m 아래 강물을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다리 양쪽에서는 현무암 주상절리 절벽이 병풍처럼 펼쳐집니다. 높은 곳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짜릿한 경험이 됩니다.
여름에 방문한다면 순담계곡에서의 래프팅을 꼭 경험해 보세요. 한탄강 래프팅 코스는 약 12km로 2~3시간 소요됩니다. 현무암 절벽 사이를 흘러내리는 급류와 잔잔한 수영 구간이 번갈아 이어지며, 협곡 풍경이 일반 래프팅 명소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포인트는 포천의 비둘기낭 폭포(비둘기낭 폭포)입니다. 18m 높이의 폭포가 현무암 절벽 아래 고요한 원형 못으로 쏟아지는 장관이 펼쳐집니다. 드라마 '도깨비'(2016) 촬영지로도 유명해 지질 팬과 K-드라마 팬 모두 즐겨 찾는 명소입니다. 주차장에서 폭포까지 약 800m 숲길이 있습니다.

한탄강은 서울에서 한 시간 남짓 거리이지만, 외국인 방문객에게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명소입니다. 렌터카 하나면 화산이 빚어낸 협곡을 하루 만에 둘러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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