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서울까지는 한 시간, 렌터카도 준비됐다. 그런데 대부분의 여행자가 놓치는 것이 있다. 인천 자체가 충분히 탐험할 만한 도시라는 사실이다. 한국 유일의 공식 차이나타운, 간척지 위에 세워진 SF 스마트시티 송도, 그리고 해산물과 바람이 가득한 월미도까지 — 공항 출발 반나절 코스로 이보다 강렬한 첫인상을 주는 드라이브는 드물다.
공항에서 왕복 약 75km, 여유롭게 잡으면 4~5시간 코스다. 인천 고속도로망은 영문 표지판이 잘 돼 있고, 각 정류장마다 주차도 수월하다.

인천 차이나타운은 1884년 인천항이 개항하며 중국 상인들이 정착한 것에서 시작됐다. 한국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유일한 차이나타운으로, 붉은 등롱과 화려한 패루(牌樓)가 늘어선 이 골목의 정체성은 단연 짜장면이다. 오래된 중화요리 레시피를 고수하는 노포들이 즐비하며, 한 그릇에 7,000~9,000원 수준이다.
인천역 1번 출구 방향으로 걸으면 패루보문이 보인다. 이 정문에서 시작해 언덕 방향으로 올라가면 짜장면집과 중식당이 이어진다. 점심 식사 후 바로 위쪽에 있는 자유공원으로 이어지는 동선이 자연스럽다.

차이나타운에서 언덕을 10분쯤 걸어 오르면 자유공원이 나온다. 1888년 개장한 한국 최초의 서양식 공원으로, 6·25전쟁의 흐름을 바꾼 인천상륙작전을 기념하는 맥아더 장군 동상이 있다. 동상 앞 언덕에서는 인천항과 황해의 섬들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입장료는 없으며, 차이나타운 식사 후 잠깐 걸어 올라가기 딱 좋은 곳이다.
차이나타운에서 남쪽으로 20분 거리, 송도국제도시는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잠깐 넋을 잃게 되는 도시다. 2000년대 초반 간척지에 처음부터 설계된 스마트시티로, 가로등마다 센서가 내장돼 있고 거리 폐기물은 지하 공압 시스템으로 처리된다. 뉴욕 센트럴파크를 모티브로 조성된 송도 센트럴파크에는 운하 위 카약, 보트 대여까지 가능하다.
드라이버에게 특히 추천하는 코스는 운하 대로변 산책이다. 유리 고층빌딩과 수변 공원이 어우러진 이 풍경은 한국의 어느 도시와도 다르다. G타워 전망대에 오르면 송도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월미도는 이제 육지와 연결됐지만 섬의 분위기는 여전하다. 월미문화거리를 따라 줄지어 선 해산물집들이 살아있는 꽃게와 전복, 낙지를 수족관에 담아 전시하고 있다. 차를 대는 순간부터 굽는 냄새가 풍겨온다. 한 상 차려도 1인당 3만~5만원 선이다.
식사 후엔 월미도등대길을 따라 30분쯤 해안을 걸으며 바람을 맞으면 된다. 황해로 해가 지는 시각에 이 길을 걸으면 공항으로 돌아가기 아까워질 수도 있다.

비행기가 저녁이라면 영종대교로 귀환하는 드라이브를 꼭 해볼 것. 황해 위를 가로지르는 4.4km 길이의 이 현수교는, 노을 지는 하늘과 쪽빛 바다를 배경으로 공항이 서서히 가까워지는 장면이 잊히질 않는다. 통행료는 차종에 따라 3,000~7,200원이며 하이패스와 현금 모두 가능하다.

인천은 그냥 지나치기엔 아까운 도시다. 차이나타운에서 짜장면 한 그릇, 송도 운하 옆 산책, 월미도 해산물 한 상 — 그리고 영종대교 위 노을. 공항 픽업 렌터카로 반나절이면 충분히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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