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고대사 여행을 계획한다면 대부분 경주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경쟁 왕국이었던 백제(기원전 18~660년)가 남긴 유적지도 그에 못지않게 웅장합니다. 전라북도 익산시(익산)에는 한국에서 가장 큰 사찰 유적과 왕궁 터가 모두 있으며, 두 곳 모두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경주에 비하면 방문객이 훨씬 적어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익산은 전주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어 전주 여행에 하루 코스로 추가하기 좋습니다. 서울에서 출발한다면 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해 약 220km, 2시간 30분 소요됩니다. 하루면 주요 유네스코 유적지 두 곳과 드라마 촬영지 방문까지 충분히 가능합니다.
미륵사지는 한반도에서 건립된 사찰 중 가장 규모가 컸습니다. 백제 무왕(재위 600~641년)이 창건한 이 사찰은 삼원(三院) 형식으로 동·서·중앙에 각각 탑과 금당을 배치한 독특한 구조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현재 남아 있는 서석탑은 한국 최고(最古)이자 최대 규모의 석탑으로, 2001년부터 2019년까지 무려 19년에 걸친 정밀 보수·복원 작업 끝에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2020년 개관한 국립익산박물관도 무료입장입니다. 2009년 서석탑 해체 복원 과정에서 발견된 금제 사리봉안기 등 귀중한 백제 유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유적지와 박물관을 합쳐 2~3시간 정도 여유를 두고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주차장은 넓고 무료입니다.
미륵사지에서 차로 약 10~15분 북쪽으로 이동하면 왕궁리유적에 도착합니다. 백제 무왕 시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왕궁 터에는 국보 제289호 왕궁리 오층석탑이 위풍당당하게 서 있습니다. 1,400년의 세월을 견딘 탑이 이렇게 온전하게 남아 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1980년대 이후 발굴 조사를 통해 궁전 건물 터, 금·유리 공방 유구, 후원 정원 등이 확인되었습니다.

입장료는 무료입니다. 미륵사지보다 규모가 작아 약 1시간 정도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습니다. 평일 오전에 방문하면 거의 단독으로 유적지를 감상할 수 있어 사진 촬영에도 최적입니다. 인근 미륵산(미륵산)에는 케이블카가 있어 익산 평야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전주에서는 국도 27호선을 이용해 서북쪽 익산 방향으로 약 30km, 30~35분 이동하면 됩니다. 서해안고속도로(15번)를 이용하면 조금 더 빠르지만 소액 톨비가 발생합니다. 미륵사지와 왕궁리유적 모두 국도와 고속도로에서 한국어·영어 이정표가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서울에서는 경부고속도로를 남쪽으로 달려 논산 분기점에서 호남고속도로로 진입 후 익산 IC에서 나오면 됩니다. 총 거리 약 220km, 2시간 30분 소요되며 편도 통행료는 약 14,000~16,000원입니다. 부산에서는 남해고속도로를 서쪽으로 달려 순천 이후 호남고속도로를 이용, 약 250km, 2시간 45분 소요됩니다.
드라마 팬이라면 한 곳 더 들려 보세요. 익산교도소세트장은 실제 교도소 건물을 개조한 촬영 세트로, 슬기로운 감빵생활, 빈센조, D.P. 등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의 배경이 된 장소입니다. 좁고 긴 복도, 녹슨 철창, 감시탑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특유의 분위기를 물씬 풍깁니다. 미륵사지에서 북동쪽으로 약 15km 거리에 있어 전주로 돌아가는 길에 마지막 코스로 들르기 좋습니다.

익산은 일반적인 한국 관광 코스를 벗어나 진짜 역사를 만나고 싶은 여행자에게 완벽한 목적지입니다. 유네스코 유적지 2곳, K-드라마 촬영지, 그리고 거의 찾아볼 수 없는 한산함까지 — 모두 전주에서 30분 거리에 있습니다. 내비게이션을 미륵사지로 설정하고 백제의 잊혀진 세 번째 수도를 발견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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