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안으로 향하는 드라이브 중, 언덕이 열리며 두 개의 원뿔형 봉우리가 지평선 너머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마치 인공으로 만든 것처럼 대칭을 이루는 이 봉우리들이 바로 마이산(馬耳山)입니다. 말의 귀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처럼, 한국의 여느 산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마이산은 수백 년간 순례자, 화가, 여행자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전주에서 45분, 서울에서는 3시간 거리입니다. 전주 한옥마을이나 보성 녹차밭과 묶으면 1박 2일 여행으로도 완벽합니다.

서울에서는 호남고속도로(25번) 를 타고 전주 방향으로 내려간 뒤, 진안 IC에서 빠져나와 국도 26번을 타면 됩니다. 총 거리는 약 250km, 소요시간은 2시간 45분~3시간입니다. 마이산에는 두 개의 입구가 있습니다. 북부 주차장은 진안 시내와 가까우며, 남부 주차장은 탑사와 가깝습니다. 대부분의 방문객은 북부 입구에 주차 후 남쪽으로 걸어 내려옵니다.

마이산의 두 봉우리는 수봉(雄峰, 680m)과 암봉(雌峰, 673m)입니다. 높이 자체는 한국의 여느 산에 비해 높지 않습니다. 놀라운 것은 그 형태입니다. 두 봉우리는 유문암(流紋岩) 계열의 화산암으로 이루어진 원뿔 모양으로, 완만한 구릉 지대에서 갑자기 솟아오릅니다. 자연히 생긴 산이라기보다 누군가 세워놓은 거대한 석주처럼 보입니다.
마이산은 계절마다 이름이 달라집니다. 봄엔 꽃 위로 솟아오른다 하여 돛대산, 여름엔 초록에 싸여 녹음산, 가을엔 본래 이름 마이산, 겨울엔 눈 쌓인 암봉이 붓처럼 서 있어 문필봉이라 불립니다. 어느 계절에 찾아도 다른 산을 보는 셈입니다.

봉우리 아래, 절벽과 계곡 사이에는 탑사(塔寺)가 있습니다. 탑사는 마이산에서 가장 놀라운 곳입니다. 경내에는 108기의 돌탑이 빼곡히 서 있는데, 가장 높은 것은 9m에 달합니다. 1885년부터 약 30년에 걸쳐 혼자 쌓아 올린 이 탑들은 이갑용이라는 처사의 작품입니다. 회반죽 하나 쓰지 않고 오직 돌의 무게와 맞물림만으로 세웠습니다. 태풍과 지진, 100년 이상의 세월에도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이 탑들이 버텨왔는지 아직도 수수께끼입니다. 구조공학자들도 이 안정성을 설명하지 못합니다. 특히 바람이 세게 불면 탑이 흔들리면서도 무너지지 않는 것이 신기하다고 합니다. 겨울에는 탑 주변 그릇에 물을 담아두면 아래에서 위로 자라는 역고드름 현상이 관찰됩니다. 탑사는 어느 계절에나 별세계 같은 풍경을 자아냅니다.

마이산의 메인 코스는 북부→남부 관통 탐방로 (약 2.5km 편도)입니다. 북부 주차장에서 출발해 벚꽃길을 지나, 중간의 은수사를 들르고, 마지막에 탑사에 도달합니다. 여유롭게 걸으면 약 1시간 30분 소요됩니다. 대부분 포장이거나 잘 정비된 자갈길로, 체력에 관계없이 무난합니다.
등산을 원하시면 북부 입구에서 암봉 정상 코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약 40분의 급경사 코스로, 진안 분지와 마이산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수봉은 희귀 식물 보호를 위해 등산이 통제됩니다. 암봉 코스는 돌길이 많아 등산화를 준비하세요.

3월 말~4월 초, 마이산 북부 입구로 향하는 도로는 전라북도에서 가장 많이 사진 찍히는 드라이브 코스 중 하나가 됩니다. 양쪽으로 늘어선 벚나무가 도로 위로 꽃 터널을 만들고, 야간에는 보라색과 흰색 조명이 켜집니다. 만개 기간은 약 일주일 남짓으로 짧지만, 벚꽃과 마이산 두 봉우리의 조합은 한국 여행 미디어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마이산의 이미지입니다.
봄 이외 계절에도 마이산은 매력적입니다. 여름은 짙은 녹음, 가을은 단풍과 쾌청한 등산 날씨, 겨울은 탑사의 역고드름이 장관입니다. 봄에 방문한다면 3월 말~4월 초 주말엔 오전 9시 이전에 도착해야 주차 대기 없이 입장할 수 있습니다.
북부 주차장 근처 진안 시내에는 식당들이 모여 있습니다. 진안은 홍삼 주산지 중 하나로, 홍삼 관련 제품과 요리를 어디서나 볼 수 있습니다. 꼭 먹어봐야 할 로컬 음식은 육회비빔밥 — 채 썬 생소고기, 채소, 달걀 프라이를 얹은 비빔밥입니다. 전주 비빔밥과는 다른 결, 더 가볍고 담백한 전북 북부 스타일입니다.
남부 주차장 앞 노점에서는 전과 식혜를 팔아 탑사 방문의 마무리로 딱 맞습니다. 진안 시내 식사 예산은 1인 약 15,000~25,000원 정도로 잡으면 됩니다.
마이산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명소지만, 외국인 여행 콘텐츠에서는 거의 다루어지지 않습니다. 두 봉우리의 지질학적 기이함만으로도 볼 가치가 있고, 탑사의 100년 넘은 돌탑은 또 다른 이유가 됩니다. 서울에서 오전 8시에 출발하면 오전 중에 도착해 탐방을 마치고, 진안에서 점심 먹고, 해 지기 전에 돌아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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