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국토의 약 70%는 산지입니다. 어디를 가든 산을 넘어야 하고, 그 때문에 한국은 수십 년에 걸쳐 세계 수준의 도로 터널 인프라를 구축했습니다. 현재 가장 대표적인 터널은 강원도를 가로지르는 서울양양고속도로의 인제터널(약 11km)으로, 개통 이후 서울~속초 소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습니다.
하지만 터널이 생겼다고 고갯길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한계령(1,004m), 미시령(826m), 대관령(832m) 같은 고갯길은 지금도 대부분 한적하고,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터널과 고갯길, 두 가지 선택지를 모두 알아두면 더욱 풍성한 여행이 됩니다.
인제터널은 서울양양고속도로(60호선) 위에 있으며 전체 길이가 약 10.97km로 국내 고속도로 터널 중 가장 긴 편에 속합니다. 2017년 6월 개통 이후 서울에서 속초·양양까지 가는 시간이 대폭 줄었습니다. 터널 내 제한속도는 100km/h이며, 통과 시간은 약 6~7분 정도입니다.

터널 내부에는 약 200m마다 비상전화가 설치되어 있고, 비상대피소에는 소화기가 비치되어 있습니다. 도로교통법에 따라 터널 진입 시 반드시 전조등을 켜야 하며, 비상대피소 외에는 정차가 금지됩니다. 구간 단속 카메라도 설치되어 있으므로 제한속도를 꼭 준수하세요.
인제터널이 생기기 전 속초·양양으로 가는 주요 경로였던 한계령(오색령)은 지금도 국도 44호선을 타고 넘을 수 있습니다. 해발 1,004m의 정상부에는 한계령 휴게소가 있으며, 인제 방향 골짜기와 설악산 내부 능선의 파노라마 전망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관광객 대부분이 터널을 이용하게 되면서 한계령은 오히려 한적해졌습니다.

인제읍에서 국도 44호선을 타면 처음 15km는 완만한 계곡길을 달리다가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됩니다. 굽이굽이 이어지는 산길을 넘으면 양양까지 빠르게 내려갈 수 있습니다. 봄에는 철쭉, 가을에는 단풍이 절경이며, 겨울(11~3월)에는 도로가 통제되거나 체인 장착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속초 인근의 미시령(826m)도 같은 선택지를 제공합니다. 국도 56호선의 미시령터널(3.7km)은 약 3분 만에 인제~속초 구간을 관통합니다. 바로 위에는 옛 미시령 고갯길이 있으며, 정상에서 속초 항구와 동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압권입니다. 터널 통행료는 일반 차량 기준 약 3,200~4,400원입니다. 설악산 외설악 방면으로 이동하면서 전망을 즐기고 싶다면 고갯길을 추천합니다.

대관령(832m)은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고갯길로, 예로부터 시조·드라마·민요에 단골로 등장합니다. 영동고속도로(50호선)가 터널로 관통하면서 현재 구 6호선 고갯길은 관광객과 현지인 위주의 한적한 드라이브 코스가 되었습니다. 정상부 고원에는 대관령 양떼목장과 삼양목장이 있고, 날이 맑으면 동해와 서쪽 산악지대를 동시에 볼 수 있습니다. 강릉 방향 내리막은 경사가 급하므로 브레이크 사용에 주의하세요.

한국 도로교통법에는 터널에 특화된 규정이 있습니다. 이를 어기면 범칙금은 물론 사고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외국인 운전자가 가장 많이 놓치는 규정을 정리했습니다.
한국의 터널과 고갯길을 모두 경험해보세요. 갈 때는 터널로, 돌아올 때는 고갯길로 선택하면 40분을 더 쓰는 것만으로 전혀 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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