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이 35°C를 넘어가는 7월, 오대산국립공원은 22°C의 산바람이 불어옵니다. 서울에서 2시간 30분이면 도착하는 이 산속에는 수백 년 전나무가 1km에 걸쳐 늘어선 숲길과 7세기에 창건된 사찰, 해발 1,563m 비로봉으로 이어지는 계곡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월정사와 상원사는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오래 알려진 명소이지만, 외국인 여행자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보석입니다. 렌터카가 있다면 하루에 전부 돌아볼 수 있습니다.

서울 강남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1호선)에서 영동고속도로(50호선) 동쪽으로 달린 뒤, 중앙고속도로(55호선)로 북쪽으로 진입, 진부IC에서 내려 6번 국도를 따라 오대산 방향으로 이동합니다. 총 거리는 약 175km입니다.

주차장에서 걸음을 내딛는 순간, 기온이 내려가고 빛이 달라집니다. 입구 매표소에서 절까지 이어지는 1km 숲길에는 1,700그루 이상의 전나무가 양쪽으로 늘어서 있습니다. 일부는 수령 500년을 넘고, 수관이 30m 위에서 맞닿아 하늘을 덮습니다. 이 길은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길 중 하나로 꼽힙니다.
월정사는 신라 시대 자장율사가 643년에 창건한 사찰입니다. 경내에는 9층 석탑(국보)이 천 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한국전쟁 당시 소실되었다가 복원된 적광전(주법당)이 석탑을 배경으로 서 있습니다. 전나무숲 산책부터 경내 관람까지 1~1시간 30분이 적당합니다.

월정사에서 9km 더 올라가면 해발 1,100m의 상원사에 닿습니다. 계곡 도로를 따라 오르는 이 구간은 그 자체로 드라이브의 하이라이트입니다. 오대천 물소리가 창문 너머로 들려오고 여름에도 에어컨이 필요 없을 만큼 서늘합니다.
상원사에는 우리나라 현존 최고(最古) 동종(725년 제작, 국보)이 보존되어 있습니다. 사찰 뒤쪽으로 비로봉(1,563m)까지 등산로가 이어지며, 왕복 5시간 내외의 탄탄한 코스입니다. 정상까지 오르지 않더라도 주차장에서 사찰까지 30분 산책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공원 입구 근처 오대산먹거리마을에는 전통 산채 식당들이 모여 있습니다. 이곳의 명물은 산채정식 — 오대산 일대에서 직접 채취한 고사리, 취나물, 참나물, 버섯 등을 반찬으로 차린 한상 차림입니다. 서울 식당에서는 맛보기 힘든 진짜 산나물 맛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1인 기준 15,000~25,000원이면 두부조림, 곤드레밥, 제철 산나물 반찬이 가득한 한상이 나옵니다. 사진 메뉴가 있는 식당이 많으니 주문도 어렵지 않습니다. 사찰 관람을 마치고 하산 후에 식사하는 것이 배고픔도 더하고 맛도 더 좋습니다.
오대산은 인스타그램 명소도, 핫플 카페도 없습니다. 대신 서울 근처에서 찾기 어려운 것들이 있습니다 — 진짜 고요함, 시원한 공기, 천 년을 넘긴 고목들, 14세기 동안 불이 꺼지지 않은 사찰의 기운. 이른 아침 출발해서 전나무숲을 천천히 걷고, 계곡 따라 상원사까지 드라이브하고, 산채정식으로 배를 채운 뒤 서울로 돌아오는 차 안에 솔향이 밴 바람이 들어올 때 — 그게 이 드라이브의 진짜 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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